한부모 가정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_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이 책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부모의 아픔과 어린 시절의 슬픔을 스스로 들춰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까운 누군가는 그 정도 일로 얼마나 슬프고 할 말이 많기에 책으로 내느냐고 묻기도 했다.
나는 그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며 자란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그들에게 이제 솔직하게 상처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다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음을 깨닫고 오랫동안 묻어두기만 했던 상처도 자연히 치유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_ 책 작가의 말 중에서
책 첫 장에 써 있는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이 공감되었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이야기.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나면서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그리고 알고 싶었던
한부모 자녀의 마음을 저자는 책을 통해 꾹꾹 눌러 담았다.
고모라고 하지 말고 엄마라고 불러, 알았지?
집을 나서며 큰고모는 내게 밖에서 자신을 어떻게 불러야할지 당부했지만 나는 차마 고모를 엄마라고 부를 수 없었다. 말이 트이고부터 한번도 엄마를 불러본 적이 없는 데다 고모는 고모였기 때문이다. 나는 내 입에서 '고모' 소리가 조금이라도 새어 나올까 싶어 차라리 입을 꾹 다무는 편을 택했다. 침묵도 거짓이라면 나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본의 아니게 속인 셈이었다. _ 책 중에서
모르고 읽는 다면 한편의 소설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는 이 책은
너무나 가까운 주변의 이야기이지만 경험하지 못했기에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나 현실감이 있기에 그래서 더 소설 같았는지 모른다.
분명한건 에세이다.
거짓이 아니라 사실과 경험인 것이다.
이렇게 아이 하나를 키우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하물며 아빠는 혼자서 둘을 보려니 오죽했을까 싶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나와 동생은 서로를 돌봤다는 것이다. 서로의 친구가 되어 주고 외롭거나 무섭지 않게 지켜 주었다. 할머니는 언니인 나에게 '네가 엄마 노릇에 아들(?) 노릇까지 해야한다'며 무거운 짐을 짊어 주었지만 나는 나만 동생을 지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의지하는, 어쩌면 둘이어서 다행이었던 삶이기 때문이다. _ 책 중에서
아빠만 남았을 때
그래서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동생도 챙겨야했던
작가의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이 느껴졌다.
진솔된 이야기가 마음을 울리는 순간이었다.
부모의 자랑이 되면 내 삶도 완벽해질 줄 알았다. 연락도 없던 친척이 다시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게 씁쓸하기도 했지만 뿌듯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게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었다. 나부터 생각하고 아껴야 한다는 건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_ 책 중에서
성장 에세이.
책을 읽다보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작가의 삶을 따라
내 마음도 성장해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자라고 자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당신도 덮어놓고 열어보지 않으려는 상처가 있다면 꺼내어 돌아보고 괜찮지 않다는걸 알아주세요. 두렵더라도 상처가 낫기를 바란다면 언젠가 내 마음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시도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스스로 가치 있고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_ 책 중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이혼하는 가정이 많아지고
이혼뿐만이 아니라 불의의 사고로 인해 한부모 가정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하게도 과거에 비해 한부모 가정에 대한 편견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일처럼 느껴진다.
배우자와 헤어졌어도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사람들.
한쪽 부모의 부재로 혼자 고민하고 있을 이들에게
전해주는 깊고 진실한 위로.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가 들려주는
<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를 통해
짧은 에세이를 통해 긴 위로를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