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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함께 배우기

“몰라요”, “그냥요”로 대답하는 아이의 속마음

by 수선국어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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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 어땠어?” “몰라.” “점심 뭐 먹었어?” “그냥.”

요즘 아이와 나누는 대화가 늘 이렇습니다. 처음엔 바쁜가 싶었고, 그 다음엔 기분이 안 좋은가 싶었고, 이젠 대답하기조차 귀찮은 건가 싶습니다.

말은 짧은데, 자꾸 마음은 길어지는 느낌… 아이의 짧은 말,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 1. ‘몰라요’는 정보가 아니라 감정의 표현입니다

아이의 “몰라요”는 진짜로 모른다는 의미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건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말로 표현할 준비가 안 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불편하거나 애매하거나, 스스로도 마음이 복잡할 때
“몰라”는 감정을 잠시 밀어두는 방어 반응이 되곤 합니다.


💬 2. ‘그냥요’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보다, 아직 못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냥요”는 때론 말을 줄이고 싶은 마음, 혹은 설명하기 싫은 상황에서 나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정확히 표현하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복잡한 기분을 단 두 글자로 압축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무시가 아니라 미완의 감정 표현입니다.


💬 3. 대화는 길이보다 안전함에서 시작됩니다

아이에게 말을 끌어내려면,
길게 묻기보다, 안전하게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냥 그래도 괜찮아”
“말하고 싶을 때 말해줘”
이런 말들은 아이의 감정을 ‘들어도 되는 것’으로 만들어줍니다.
대화는 말보다 공기와 표정, 눈빛으로 먼저 시작됩니다.


💬 4. 아이의 침묵은 부모의 해석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몰라”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그렇게 대답하지 마”라고 하는 순간,
아이의 감정은 더 깊은 침묵 속으로 숨게 됩니다.
아이의 짧은 말은 질문이 아니라 번역이 필요한 메시지입니다.
말의 내용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가 더 중요한 힌트가 됩니다.


💬 5. 말은 늦게 오지만, 마음은 늦지 않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이와 대화가 되지 않을 때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다그치기’가 아니라 기다림의 태도입니다.
“네 말 기다릴게.”
이 한마디가 아이에겐 ‘나도 내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구나’라는
자기 인식의 시작점이 됩니다.

“‘몰라’, ‘그냥’ 뒤에 감정을 읽어주는 3가지 대화 질문”

짧은 대답 뒤에 긴 감정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말보다 먼저 들으려는 마음이 대화를 엽니다.

말하기 귀찮을 만큼 지친 일이 있었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마음에 남은 일이 있어?    
내가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옆에 있어주면 좋겠어?    
“몰라”, “그냥”이라는 짧은 말은 아이의 마음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때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눈빛입니다. 오늘 하루, 아이가 말하고 싶어질 때까지 조용히 함께 있어주세요. 그게 가장 깊은 대화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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